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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왕후의 정치와 한국사 뒷이야기한국사 2025. 8. 12. 14:56
조선 말기의 왕비, 정치 전면에 나서다
명성왕후 민씨(1851~1895)는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왕비로, 단순한 궁중 여성이 아니라 조선 말기의
정치 무대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었다. 1866년, 명문 경주 민씨 가문의 딸로 궁궐에 입궐한
그녀는 16세의 나이로 고종과 혼인했다. 결혼 초기에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으나,
시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섭정 정치가 10년간 지속되면서 궁중 내 권력 구조와 외부 정세를 면밀히 관찰했다.
1873년, 고종이 친정을 선포하면서 명성왕후는 본격적으로 정치 전면에 나섰다.
그녀의 정치적 목표는 명확했다. 왕권을 보완하고, 왕실의 존립을 보장할 수 있는 외교·내정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다. 특히 조선이 서양 열강과 일본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는 상황에서, 명성왕후는 국제 정세를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민씨 외척을 적극 기용하며 궁궐 내 정치 기반을 강화했다.
야사에서는 이 시기의 명성왕후를 ‘치밀하고 결단력 있는 인물’로 묘사한다. 단순히 왕비로서 고종을
보좌한 것이 아니라, 고종의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심지어 외교·군사 정책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는 조선 역사에서 보기 드문 ‘왕비의 직접 정치 참여’였으며, 보수적인 궁중 분위기 속에서
상당한 논란과 반발을 불러왔다.
외교 전략과 권력 확장, 그리고 야사의 명성왕후
명성왕후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교 전략의 적극적 활용이었다. 그녀는 조선이 단독으로 열강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했고, ‘세력 균형 외교’를 구사했다. 초기에는 청나라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친청 노선을 택해 조선의 독립을 보장받으려 했다. 그러나 청나라가 조선의 내정 간섭을 강화하자,
러시아를 끌어들여 청을 견제하는 친러 외교로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의 관계는 점점 악화됐다. 일본은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 이후 조선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했지만, 명성왕후는 이를 견제하며 청·러와의 외교를 통해 일본을 압박했다.
이런 외교 노선은 고종의 입지와 왕실 안정을 위한 것이었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명성왕후를
‘가장 큰 장애물’로 간주하게 만들었다.
야사에는 명성왕후가 외교에서 보여준 ‘밀접 접촉’의 뒷이야기가 다양하게 전해진다. 러시아 공사관과
비밀리에 접촉해 군사·경제적 지원을 타진했다는 이야기, 청나라 대신과 은밀히 회동해 친정 세력의 보호를 약속받았다는 일화 등이 있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 개화파와 보수파 모두에게 반감을 샀다.
개화파는 그녀의 외세 의존을 ‘자주권 포기’로 비판했고, 보수파는 외척 세력의 지나친 권력 확대를
경계했다. 그러나 명성왕후의 시각에서 이는 약소국 조선이 생존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었다.
정치적 최후와 역사적 평가
명성왕후의 정치적 행보는 결국 일본의 강경한 반발을 불러왔다. 1894년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며
조선 내 청나라 세력이 몰락하자, 명성왕후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
이는 일본이 을미사변(1895년 10월)을 일으키는 직접적 배경이 되었다. 일본 세력은 경복궁에 난입해
명성왕후를 시해했고, 이는 조선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궁중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야사에 따르면, 명성왕후의 최후는 단순한 정치적 암살이 아니라, 국제 세력 간의 첨예한 권력 다툼 속에서 발생한 ‘대리전’의 결과였다. 일본은 명성왕후의 친러 외교를 제거하고, 고종을 고립시켜 조선을
일본 영향권에 완전히 편입시키려 했다. 흥미로운 점은, 명성왕후 사후에도 그녀의 정치 노선이 일정 부분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고종은 아관파천(1896년)으로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기며, 사실상 명성왕후의
대외정책을 그대로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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