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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주기율표(과학) 2025. 12. 22. 19:54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 자연에는 없고 병원에는 매일 등장하는 원소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Technetium, Tc)은 주기율표에서 가장 독특한 이력을 가진 원소 중 하나입니다. 자연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병원에서는 매일같이 사용되는 아주 특별한 원소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원소는 자연에서 발견된 뒤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하지만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은 그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난 존재입니다.
이 원소는 “자연에 없어서 못 찾은 원소”가 아니라, “자연에 오래 남아 있을 수 없어서 사라진 원소”입니다.

①자연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왜 없을까?
주기율표에서 43번 자리는 오랫동안 ‘공백’처럼 여겨졌습니다. 앞의 몰리브데넘(Mo)과 뒤의 루테늄(Ru)은 자연계에서 비교적 쉽게 발견되는데, 유독 그 사이인 43번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면서도 결정적입니다.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에는 안정한 형태의 동위원소가 하나도 없습니다.
즉, 테크네튬은 어떤 형태로 존재하든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다른 원소로 바뀌는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일상적인 비유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지구가 만들어질 때 테크네튬도 분명 함께 있었겠지만, 유통기한이 너무 짧아서 수십억 년 동안 남아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테크네튬 광산’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주 예외적으로는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소가 붕괴하는 과정에서 아주 잠깐 생성되는 흔적이 검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존재한다’기보다는 ‘지금도 잠깐 생겼다가 사라진다’에 가깝습니다.
핵심 정리:
테크네튬은 희귀한 원소가 아니라, 오래 남아 있을 수 없는 원소입니다.


② “우리가 만들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첫 원소
테크네튬의 이름(Technetium)은 그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어원은 ‘기술로 만든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은 자연에서 발견된 원소가 아니라 인류가 처음으로 합성해 낸 원소입니다.
여기서 ‘만든다’는 말은 화학 반응처럼 섞는 것이 아닙니다. 원자핵 자체를 조작해 원자번호 43이라는 신분을 가진 새로운 원자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원소의 세계에서 원자번호는 절대적인 정체성입니다. 양성자 수가 하나만 달라져도 완전히 다른 원소가 됩니다.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은 인류가 처음으로 이 ‘신분증 자체’를 바꿔냈다는 상징성을 가집니다.
이 순간 이후, 원소의 세계는 “자연을 관찰하는 단계”에서 “자연을 설계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테크네튬은 단순히 특이한 원소가 아니라, 합성 원소 시대의 문을 연 경계선에 서 있는 원소입니다.
③ 방사성인데도 병원에서 매일 쓰이는 이유
방사성 물질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의학에서 중요한 것은 방사성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얼마나 예측 가능하게 행동하느냐입니다.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이 핵의학에서 주인공이 된 이유는 단 하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Tc-99m은 “잘 보이는 신호를 내면서, 너무 오래 남지 않는다.”
여기서 Tc-99m의 ‘m’은 준안정 상태를 의미합니다. 살짝 들떠 있는 상태였다가 안정해지면서 감마선을 방출합니다.
이 감마선은 인체 밖에서도 측정이 가능해 핵의학 영상 장비에 아주 적합한 신호가 됩니다.
의사가 핵의학 검사에서 원하는 조건은 보통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충분히 잘 보일 것
- 환자 몸에 오래 남지 않을 것
- 특정 장기로 보내기 쉬울 것
Tc-99m은 이 세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만족합니다. 반감기는 약 6시간으로 짧고, 하루 안에 방사선량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그래서 뼈 스캔, 심장 혈류 검사, 신장·간 기능 평가 등에서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은 사실상 표준처럼 사용됩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이것입니다.
테크네튬은 몸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몸의 기능을 지도처럼 보여주는 신호원입니다.



④ 왜 테크네튬은 음식이나 영양소가 아닐까?
몰리브데넘 같은 원소는 토양 → 식물 → 인간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인체 대사 시스템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은 이 흐름에 들어갈 기회 자체가 없었습니다.
자연에 안정적으로 오래 존재하지 못했고, 생명 진화의 재료 목록에 지속적으로 포함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테크네튬은 “인체에 필요 없는 원소”라기보다는,
인체가 필요로 하도록 진화할 환경 자체가 없었던 원소에 가깝습니다.
대신 인간은 테크네튬을 자연처럼 상시 존재하게 두지 않고, 필요한 시간과 양만 정밀하게 계산해 사용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테크네튬의 짧은 수명은 단점이 아니라 설계 요소가 됩니다.
주기율표 43번 테크네튬은 자연의 시간축에서는 사라졌지만, 인간의 시간축에서는 “잠깐 필요할 때 가장 빛나는 원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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