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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 22번-티타늄(Ti)카테고리 없음 2025. 11. 22. 18:09
금속인데 어떻게 몸속에 들어가나요? ‘녹 대신 방패를 입는 금속’
치과에서 임플란트 상담을 받다 보면 이런 대화가 종종 오갑니다.
“여기에 금속을 심을 거예요.”
“금속이요? 몸에 들어가도 괜찮나요?”
“네, 티타늄이니까요.”
금속을 몸속에 넣는다는 말은 아무리 들어도 어색합니다. 녹슨 철에 찔리면 위험하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금속은 몸속에 들어가도 괜찮고, 심지어 평생 우리 몸과 함께 살아간다니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왜 티타늄만 몸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왜 다른 금속은 안 되고, 티타늄은 될까요?
그 이유를 하나씩 천천히 알아볼까요?
목차

티타늄은 ‘녹이 안 생기는 금속’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어요. 티타늄은 “녹슬지 않는다.”라고 알고 계시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티타늄도 산화됩니다. 즉, 녹이 생깁니다. 하지만 여기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티타늄이 산화되며 생기는 녹은, 금속을 약하게 만드는 녹이 아니라 금속을 지키는 녹입니다.
이 보호막의 이름이 바로 산화티타늄(TiO₂) 입니다.
이 막은 벗겨지지 않고, 풀리지 않고, 깨져도 공기만 닿으면 다시 생깁니다.
마치 피부가 상처를 입은 뒤 다시 흉터를 만들며 보호하는 것처럼요.
어떤 금속은 산화되면 쓰러지고, 어떤 금속은 산화되며 강해집니다.
그래서 티타늄을 단순히
“녹슬지 않는 금속”이라고 부르는 대신,
“녹을 이용해 살아남는 금속”이라고 말해야 정확합니다.
티타늄은 녹지 않아서가 아니라, 녹으로 자신을 지킵니다.
뼈가 금속을 받아들이는 현상, 골유착
그럼 이렇게 방패를 입는다고 해서 몸속에 넣어도 괜찮을까요?
아무 금속이나 넣었다가는 염증이 생기거나 몸이 밀어내겠죠.
그런데 티타늄은 오히려 몸이 환영합니다. 티타늄의 표면은 아주 미세하게 거칠어요.
그 거친 산화막 위에 뼈 세포(osteoblast) 가 달라붙고, 그대로 자라들어 갑니다.
이 과정을 골유착(Osteointegration) 이라고 합니다. 즉, 금속이 몸속에 단단히 고정되는 게 아니라 뼈가 금속을 끌어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는 티타늄을 다음과 같은 곳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치과 임플란트 뿌리
• 인공관절(무릎, 고관절)
• 척추 고정 나사
• 두개골, 턱뼈 재건술
• 금속판, 뼈 고정 장치
침, 음식 속 산, 땀, 체액 등 온갖 공격적인 환경을 버텨야 하는데,
티타늄은 이 환경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방패막을 강화합니다.
금속이 몸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몸이 금속을 품어줍니다.
그래서 티타늄은 “인공 부품”이 아니라 “새로운 뼈”가 됩니다.
운동 장비에서는 왜 ‘소리가 다르다’고 할까요? 치과에서 잠깐 벗어나 볼까요?
티타늄은 몸속에 들어가는 금속이지만, 의외로 운동 장비에서도 활약합니다.
특히 충격을 빠르게 전달하는 능력 때문에 그렇습니다.
골프 드라이버를 티타늄 헤드로 칠 때 소리가 이렇게 다르다고 하죠.
티타늄은 충격을 오래 잡아두지 않고, 힘을 공으로 ‘그대로’ 전달합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성능 차이가 확실히 납니다.
• 드라이버 헤드
• 테니스 라켓 프레임
• 자전거 프레임
• 고급 야구 배트
이 장비들은 성능 차이를 조용히 만들어냅니다.
티타늄은 스포츠에서 “눈에 띄는 주인공”이 아니라, “실력을 몰래 올려주는 조력자” 에 가깝습니다.
바다와 우주에서 살아남는 금속
티타늄은 체액을 이기고, 운동 장비에서도 힘을 전달하더니, 이제는 바다와 우주로 향합니다.
바닷물은 대부분의 금속을 빠르게 부식시키지만, 티타늄은 오히려 바닷물에 닿을수록 산화막이 단단해져 더 오래 버팁니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쓰입니다.
• 해저 파이프라인
• 잠수함 외벽
• 심해 탐사 장비
• 항공기 구조 부품
• 로켓, 위성의 프레임
• 화학 플랜트 배관
고온, 고압, 충격, 진동, 염분. 이 모든 환경을 견디면서 그때그때 방패를 더 강화하는 금속, 그게 티타늄입니다.
일상에서도 티타늄을 만나고 계셨습니까?
티타늄은 금속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과 페인트에도 숨어 있습니다.
그 정체는 산화티타늄(TiO₂) 인데요.
• 선크림의 자외선 차단
• 페인트의 백색 안료
• 치아 미백 제품
• 플라스틱 색소
얼굴에 바르는 선크림 속에서 자외선을 막아주는 것이 티타늄이라니,
이 또한 색다르지 않나요?
몸속에도 들어가고, 피부 위에도 올려지는 금속.
흔하지만 특별한 금속이 티타늄입니다.
요점정리 재질 소리 느낌 스틸 텅 무게감은 있지만 둔함 알루미늄 탱 가볍지만 힘이 약함 티타늄 탕1 짭고 강하면서 반반력 상승 그런데 티타늄도 완벽한 금속은 아닙니다
티타늄이 몸속에서 뼈와 잘 어울리고, 운동 장비를 강화하고, 바닷물과 우주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이야기
를 들으면 “완벽한 금속 아닌가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 티타늄도 주의해야 할 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1) 아주 드물지만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티타늄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안전하지만,
희귀하게 티타늄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사례가 있습니다.
피부 발진, 염증이 계속 생기거나 임플란트 주변 염증이 반복된다면 재료 문제가 아닌 체질적 거부 반응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2) “순수 티타늄”이 아닌 저가 합금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의료용 티타늄은 매우 높은 순도를 요구하지만, 값싼 제품은 티타늄 합금에 니켈(Ni) 같은 금속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니켈은 알레르기 유발 금속으로, 피어싱·시계줄 때문에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도 대부분 니켈 때문이죠.
그래서 티타늄이라고 모두 안전한 게 아니라 어떤 등급의 티타늄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즉, 문제는 “티타늄”이 아니라 “어떤 티타늄을 쓰는가”입니다.
3) 금속 피로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티타늄은 강하지만, 반복되는 압력·충격·진동이 지속되면 금속 내부에 아주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항공기나 스포츠 장비에서 검사·관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4) 임플란트는 티타늄이 아니라 위생 관리 문제로 실패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가 흔들리거나 빠지는 경우, 많은 분들이 “재료 불량인가?”라고 오해하시는데,
대부분은 사용자의 구강 위생 문제 또는 염증 때문입니다. 즉, 금속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가 훨씬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