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국의 신부가 된 고려 왕, 충렬왕과 원나라 공주고려 제25대 왕 충렬왕(재위 1274~1308)은 단순한 국왕이 아니었다. 그는 원나라 황실의 사위였으며, 한국사에서 보기 드문 국제 혼인의 주인공이었다. 그가 맞이한 부인은 바로 쿠빌라이 칸의 딸이자 대원제국의 공주였던 ‘제국대장공주(齊國大長公主)’. 이 혼인은 원나라가 고려를 완전히 통제하려는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었고, 충렬왕은 이러한 외교 결혼을 통해 ‘심왕(深王)’이라는 원나라 작위까지 받는다. 고려 왕이면서 동시에 원 제국의 황실 일원이 된 그는, 표면적으로는 두 제국을 잇는 외교적 다리였지만, 실상은 원나라의 눈치를 보는 허울뿐인 군주에 불과했다.충렬왕과 원나라 공주문제는 이 결혼이 단지 정치적이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사적인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