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조선초기에 활약했약했던 황희
조선초 명재상 황희, 그 유명한 ‘대답 안 한 대답’
조선판 장수 만세: 99세까지 산 전설의 재상
“황희 정승”이라는 이름,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으시죠?
‘정승이 된 개도 황희 정승은 못 따라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그는 조선의 대표적인 명재상이자
가장 오래 재상 자리를 지킨 인물입니다. 놀랍게도 정승으로만 무려 18년, 관직 생활을 60년 넘게 한
초장수 정치인이었죠. 조선 태종과 세종, 두 임금을 모셨고, 조정에서도 워낙 점잖고 인자한
인물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무려 99세까지 살았는데, 조선시대에 이건 거의 기적 수준의 수명입니다.
그래서 후대에는 그를 두고 “살아서 성인(聖人) 소리 듣고, 죽어서도 덕이 흘러나왔다”는 말까지 생겼죠.
하지만 황희가 단순히 오래 살고 착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진짜 매력은 바로, 묘하게도 아무 말도 안 하면서 모든 문제를 푸는 능력이었어요.
그 유명한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황희 정승 하면 빠질 수 없는 일화 하나가 있습니다. 어느 날 두 노비가 다투며 황희 앞에 와서 호소합니다.
하인은 “주인님, 이 사람이 잘못했어요!” 하고 말했고, 황희는 조용히 듣고 있다가 “그래, 네 말이 옳다.”
그러자 다른 하인이 발끈하며 “아니, 이건 제 말이 맞는 겁니다!”라고 말하니,
황희는 또 “그래, 네 말도 옳다.” 그걸 지켜보던 아내가 기가 막혀 말합니다.
“아니, 두 사람이 서로 다르게 말하는데 어떻게 둘 다 옳다고 하세요?”
황희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당신 말도 옳소.”
이 짧은 이야기에서 황희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는 조정에서도, 가정에서도, 사람 사이의 갈등을 직접 맞서 싸우기보다는 부드럽게 넘기며 화해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풀어갔습니다.
정면충돌을 피하면서도, 문제를 덮거나 도망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화법이죠.
요즘 말로 하면 “회피가 아니라 고차원적 중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치란 말보다 사람이었다
황희는 젊었을 때부터 학문에 밝고 성품이 온화했지만,
초기엔 태종에게 밉보여 한동안 귀양살이도 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낙심하지 않고 공부하고 묵묵히 기다렸으며, 결국 세종 때 다시 등용됩니다.
특히 세종대왕은 황희를 매우 신뢰했고, 국정 전반에 걸쳐 그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황희는 정책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음에도,
자신의 의견을 앞세우기보다는 남의 말을 먼저 듣는 태도로 주변을 감탄하게 했죠.
그의 집에는 항상 백성들이 문전성시를 이뤘고, 그는 일일이 그들의 사정을 들어주며 조정에 반영했습니다.
황희가 돌아가자, 세종은 크게 슬퍼하며 “그는 말보다 사람이었다”고 평했습니다.